
지다이 마츠리란?
지다이 마츠리(時代祭) 축제는 5월의 아오이 마츠리(葵祭), 7월의 기온 마츠리(祇園祭)와 함께 교토 3대 축제 중 하나입니다. 지다이 마츠리의 행렬은 19세기 초 메이지유신부터 8세기 헤이안 시대까지, 일본 역사 속 다양한 시대와 주요 사건들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형식으로 재현합니다.
수도를 교토로 옮긴 간무 천황과, 교토에서 마지막으로 통치를 한 고메이 천황의 영령은 ‘고호렌(御鳳輦)’이라 불리는 가마에 모셔져, 교토의 치안과 발전, 번영을 기원하는 신성한 의식으로 봉헌됩니다. 교토교엔(京都御苑)에서 헤이안진구(平安神宮)로 이어지는 시대 풍속 행렬은 일본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즐거움을 전해줍니다.
행렬은 메이지유신(1868년)부터 엔랴쿠 시대(782~806년)까지의 8개 시대를 아우르며, 20개 퍼레이드 및 소와 말을 포함한 약 2,000명으로 구성되며 행렬의 길이는 약 2킬로미터에 달합니다.
축제에서는 1만 2천 점에 이르는 의상과 의식 도구가 사용되며, 화려한 색채와 함께 교토 장인들의 정교한 기술을 선보입니다. 장인들은 면밀한 조사를 통해 고대의 소재와 기법을 활용하여, 실 한 올 한 올까지 역사적 정확성을 유지한 물품들을 재현했습니다. 이 축제는 오랫동안 일본의 중심이었던 천년수도, 교토에서만 만날 수 있는 역사의 축소판과 같은 축제입니다.
역사
1895년, 헤이안쿄(平安京, 교토의 옛 이름) 천도 1100주년을 기념하여 헤이안진구 신사 가 건립되었고, 같은 해에 첫 번째 지다이 마츠리 축제가 열렸습니다. 794년, 간무 천황(桓武天皇)이 나가오카쿄(현재의 교토시 남서부)에서 헤이안쿄로 수도를 옮겼는데, 간무 천황은 현재 헤이안진구에 모셔져 있으며, 지다이 마츠리 축제의 주신 중 한 분입니다.
매년 10월 22일부터 24일까지, 교토의 시민 단체인 ‘헤이안코샤’의 지원을 받아, 헤이안 천도를 기념하는 신성한 제사 의식이 거행됩니다. 지다이 마츠리는 이러한 제사 행사에 맞춰, 일본의 여러 시대를 상징하는 전통 의상을 선보이는 행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초기에는 제사 다음 날인 10월 25일에 행렬이 진행되었으나, 1896년 이후에는 천도기념일인 10월 22일에 열리게 되었고, 그 전통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행렬 경로
교토고쇼 겐레이몬 앞 출발 (12:00) → 사카이마치 고몬 (12:15) → 가라스마 마루타마치 (12:30) → 가라스마 오이케 (12:50) → 가와라마치 오이케 (13:20) → 가와라마치 산조 (13:30) → 산조오하시 (13:40) → 산조 진구도리 (14:10) → 헤이안진구 도착 (14:30)
※괄호 안 시간은 선두 집단의 도착 예상 시간입니다. 전체 그룹이 한 장소를 통과하는 데 약 2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행렬 소개
메이지유신 시대(1868년경)
일본 국민들은 도쿠가와 막부의 통치 아래 약 260년에 걸친 평화로운 시대를 누렸습니다. 그러나 그 기간 동안, 천황을 높이고 받드는 ‘존왕(尊皇)’의 정신이 민중 사이에서 퍼져나가면서, 천황을 국가 원수로 되돌리려는 격렬한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교토의 단바 지방, 기타쿠와타군 야마구니무라 (현재의 우쿄구 게이호쿠 지역)에서는 뜻있는 사람들이 군단을 조직해 관군(정부군)에 가담하여 막부군과 싸웠습니다.
에도 시대(1603년~1868년)
에도시대의 행렬은 도쿠가와 쇼군을 섬기던 사람들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들은 정기적으로 교토의 천황을 알현하기 위해 에도(현재의 도쿄)에서 교토로 찾아가 중요한 의식에 참석했습니다. 행렬의 선두에 선 창을 든 시종, 우산을 든 자, 그리고 하사미바코(물품 상자)를 든 이들의 구호와 동작은 당시 행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행렬의 후반부에는 당시 다양한 신분과 나이, 그리고 품격을 지닌 여러 저명한 여성들이 다수 등장합니다.
아즈치모모야마 시대 (1568년~1603년)
수많은 영주들이 천하를 놓고 다투던 격동의 긴 전국시대가 지나,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는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의 뒤를 이어 마침내 천하 통일을 이루었습니다. 이 행렬은 그 시대를 대표하는 가장 화려한 장면 중 하나로, 히데요시가 아들 히데요리의 성인식에 동행하며 많은 가신들을 거느리고 교토로 향하는 모습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그 뒤를 이어, 오닌의 난 이후 쇠퇴했던 교토의 부흥에 힘쓴 오다 노부나가의 행렬이 이어집니다.
무로마치 시대(1338년~1573년)
무로마치 행렬의 앞부분은 아시카가 막부 시대의 모습을 담고 있으며, 기마 봉행을 비롯해 귀족과 의사, 여러 고위 관리들의 독특한 복식과 풍속이 재현됩니다. 후반부에는 무로마치 시대의 풍속과 함께, 당시 크게 유행했던 풍류춤이 재현됩니다.
요시노 시대(1333년~1392년)
1333년, 유배지에서 돌아온 고다이고(後醍醐) 천황을 맞이하여, 명장 구스노키 마사시게(楠木正成)가 개선을 환영하는 모습이 재현됩니다. 이 행렬에서는 화려한 갑옷과 무기들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중세 시대 여성들의 행렬(1185년~1603년)
이 행렬의 선두에는, 교토의 북쪽, 라쿠호쿠 오하라 (大原)에서 땔감과 숯 등을 머리에 이고 교토 시내로 팔러 나온 ‘오하라메’(大原女)가 있습니다. 그 뒤에는 교토의 서쪽, 라쿠사이 지역 카츠라 (桂)에서 은어와 사탕을 팔기 위해 시내로 행상하러 나온 여인 ‘가츠라메’(桂女)가 이어집니다. 더불어 당시의 유명한 여성들이 행렬을 따릅니다.
가마쿠라 시대 (1192년~1333년)
고토바(後鳥羽) 천황은 가마쿠라 막부로부터 권력을 탈환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야부사메(流鏑馬) 연습이라며 근처 지방의 무사들을 모았습니다. 무사들은 사냥 복장인 가리소조쿠(狩装束)라는 옷을 입고, 발에는 사슴가죽을 감아 등장했습니다.
※야부사메(流鏑馬)는 헤이안 시대부터 일본에서 이어져 온 기마 활쏘기 의식의 한 종류입니다.
후지와라 시대(897년~1185년)
후지와라 시대는 헤이안 시대(794년~1185년) 중기에 시작되었으며, 귀족 문화와 일본 고전 예술, 특히 서예와 시가가 절정을 이루었던 시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시기에 후지와라 가문은 사실상 모든 고위 관직을 독점하며, 풍요롭고 영향력 있는 생활을 누렸습니다. 또한 이 시대 의복에 큰 변화가 있었는데, 점차 중국의 영향에서 벗어나 보다 일본적인 양식으로 변해갔습니다.
엔랴쿠 시대(782년~806년)
이 행렬의 대장에 해당하는 인물은 당시 장군이었던 사카노우에노 다무라마로(坂上田村麻呂)를 모델로 한 무장입니다. 그 뒤에 헤이안쿄가 새로운 수도로 건설되었을 때, 조정에서 근무한 문관들의 행렬이 이어집니다. 이 시대 의상에는 중국・당나라 특유의 양식이 남아 있습니다.
사진:미야케 도오루 (三宅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