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세 명의 프로필
가메다 가이리(왼쪽): 가이리는 나라현 출신으로 현재 교토공예섬유대학 4학년입니다. 생물학을 전공하고 봄부터 대학원에서 제품디자인을 공부할 계획입니다. 단독주택을 개조한 쉐어하우스 '톳도소(Toddo-sō)'에서 료와 함께 공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가메야마 나쓰키(중앙): 나쓰키는 교토공예섬유대학 건축학과 3학년 학생으로 대학원에서 도시사를 공부할 계획입니다. 도쿠시마현 출신으로 가이리와 같은 동아리 활동을 하는 후배입니다. 현재 '톳도소'에서 임시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다무라 료(오른쪽): 료는 효고현 출신으로 교토공예섬유대학 3학년 학생입니다. 건축 전공으로 리노베이션 관련 졸업 프로젝트를 추진 중입니다. 단독주택을 리폼한 쉐어하우스 '톳도소'에서 가이리와 공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
2020년 12월,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3차 유행이 교토를 덮쳤을 때 가이리와 료는 쉐어하우스를 마련했습니다. 료는 "사람을 만날 수 없는 것이 큰 요인이었고 작업공간이 필요했어요"라고 말합니다. 학생들은 당시 캠퍼스내 작업실을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함께 작업실을 빌리자는 가이리의 제안에 료와 다른 두 친구들이 동의하여 이 프로젝트가 시작했습니다.
그들이 찾은 집은 대학에서 자전거나 오토바이로 약 10~15분 거리에 있었습니다. 아주 편리한 입지는 아니었지만 스스로 수리할 수 있는 오래된 집이라는 점에서 이상적이었고, 동네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동네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 최종적으로 이곳을 선택했어요. 주변 상점과 레스토랑도 친근한 분위기에요”라고 가이리는 말합니다. 이 지역에는 학생들이 운영하는 쉐어하우스가 몇 군데 더 있다고 합니다. 료는 이전에 두 정거장 떨어진 이치조지에 살아봤기 때문에 이미 햐쿠만벤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다양한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이 많이 거주하는 이 지역의 분위기를 좋아했습니다.
오래된 집의 수리는 대부분 료와 가이리가 맡았습니다. 료는 졸업 프로젝트로 리노베이션을 해본 경험이 있었고, 가이리는 디자인을 전공할 계획이었습니다. 고급스러워 보이는 가죽 의자와 앤티크한 낮은 테이블에 대해 묻자 료는 이 집의 다른 가구와 가전제품의 대부분을 재활용품점에서 구입했다고 말했습니다. 오래된 가구와 새로운 가구가 어우러져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지나치게 날카롭지 않은 아늑한 공간이 완성됐습니다. 가이리의 동아리 후배인 나쓰키는 처음 이 집에 왔을 때 너무 마음에 들어서 바로 같이 살게 되었답니다.
학생들은 이 집을 실용적이고 살기 좋은 상태로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싶었기 때문에 기발한 작업은 피하고, 마루를 깔거나 벽을 만드는 등 기본적인 작업에만 집중했다고 합니다. 이 집이 아늑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학생들이 자신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물려줄 계획으로 리모델링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이미 이곳에 살고 싶어하는 다른 학생들이 몇 명 있다고 하는데 앞으로 이 집이 '교토공예섬유대학 학생들의 집'으로 남기를 그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이 집을 실용적이고 살기 좋은 상태로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싶었기 때문에 기발한 작업은 피하고, 마루를 깔거나 벽을 만드는 등 기본적인 작업에만 집중했다고 합니다. 이 집이 아늑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학생들이 자신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물려줄 계획으로 리모델링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이미 이곳에 살고 싶어하는 다른 학생들이 몇 명 있다고 하는데 앞으로 이 집이 '교토공예섬유대학 학생들의 집'으로 남기를 그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모두 이 지역이 정말 살기 좋다고 합니다. 특히 재활용품점이나 3,000엔에 고기를 무제한 먹을 수 있는 한식당, 푸짐한 양을 제공하는 중국집 등 음식점이 다양해서 좋다고 말합니다. 또 아주 친하지는 않지만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이웃들은 접시와 같은 자잘한 물건이 필요한지 가끔 물어봐주거나,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친절하게 대해줘서 좋다고 합니다.
이 집의 아늑함은 이 지역의 '너무 간섭하지 않고, 적당한 거리에서, 다른 지역에서 왔다가 몇 년간 살다 가는 학생들을 지켜봐주는 공기'가 빚어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동안 다양한 학생들을 맞이하고 떠나보낸 이 지역처럼 '톳도소'도 고향을 떠나온 미래의 후배들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안식처가 될 것 같습니다.
이 집의 아늑함은 이 지역의 '너무 간섭하지 않고, 적당한 거리에서, 다른 지역에서 왔다가 몇 년간 살다 가는 학생들을 지켜봐주는 공기'가 빚어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동안 다양한 학생들을 맞이하고 떠나보낸 이 지역처럼 '톳도소'도 고향을 떠나온 미래의 후배들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안식처가 될 것 같습니다.
일상이 묻어나는 거리
주변에서 가장 좋아하거나 가장 흥미로운 부분에 대해 질문하자 료는 이웃들이 거리에서 자발적으로 유용한 물건을 만드는 방식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쓰레기봉투를 덮는 그물을 S자고리로 전신주에 걸어 그물이 바닥에 닿지 않게 하는 등 자발적으로 무엇인가 만드는 모습이 매력적”이라고 말합니다,
료의 대답에 당황한 우리 넷은 직접 확인하러 거리로 나섰고, 세 학생은 여기저기서 주민들이 궁리하고 고안한 공작품이나 기발한 아이디어의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눈에 띄지 않고 그냥 지나칠 정도로 작은 것들이지만 그들의 세심함에 감동했습니다.
“얼핏 보면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거리를 사진을 찍으면서 걸으면 즐거운 발견이 있어요”라고 료는 말합니다. 사람들은 교토를 관광하기 위해 목적지에서 목적지로 이동하지만, 료의 말은 그런 방식과 흥미로운 대조를 이룹니다. “마른 배수구 근처에서 이끼가 자라는 모습을 보면 평소 그곳에 물이 흐르는지 궁금해져요. 걸으면서 의미를 추측하는 것이 취미에요”라고 가이리는 말합니다. 현지인들의 삶의 흔적을 찾으면서 걸어다녀보니 정말 흥미롭습니다.
외지인이 발견하는 주민 눈높이의 '교토다움'
이 지역의 또 다른 특징은 이곳에 거주하는 많은 학생들이 교토가 아닌 다른 지방 출신이라는 점입니다. '톳도소'의 학생들도 효고 출신의 료, 나라 출신의 가이리, 도쿠시마 출신의 나쓰키 등 모두 다른 지방 출신입니다. 교토다운 풍경에 대하여 질문하자 나쓰키는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역사적 도시 교토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실제로는 여러 시대의 다양한 측면을 많이 볼 수 있고 그것이 교토의 매력이에요. 교토에는 의외로 19세기 후반 이후에 지어진 근대건축물도 많아요. 특히 오카자키 지역에는 메이지 시대(1868-1912) 일본 근대화 사업의 흔적과 헤이안조 도리이, 롬 극장과 같은 현대 건축물이 어우러져 섞여 있어요. 교토의 정체성이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흥미로운 곳이에요."
료는 교토에 살면서 일상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거리에 대한 흥미로움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의 고향 히메지에도 그런 분위기가 없지는 않지만 교토는 더 두드러져 보인다고 합니다.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의 절충감이 굉장히 일본스럽다고 생각해요."
두 사람이 말하는 '교토다움'은 일반적인 관광객이 상상하는 교토의 이미지와 다소 다르지만, 이 도시에 사는 외지인이기 때문에 발견할 수 있는 매력일지 모릅니다.
학생들의 도전을 받아들이는 넓은 마음
가이리는 '교토다움'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교토는 전통과 나름의 멋을 정말 소중히 여기지만 그것에 얽메이지 않는다고 할까요? 다양한 일을 시도하려는 학생과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역사나 전통을 모독만 하지 않으면 관용의 정신으로 환영하는 면이 있어서 좋아요.”
'톳도소' 학생들의 주변에는 낡은 민가, 상점가의 일각에서 고도구점이나 전통공예 공방을 시작한 친구나 선배들이 있다고 합니다. 가이리와 료도 졸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리폼한 낡은 집을 갤러리로 꾸미거나, 지인의 카페에서 골동품 판매를 해보려는 계획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커피나 차를 마시면서 구경할 수 있게 도구들을 전시할 생각입니다. 그들은 성공 지향적이고 들뜬 의도로 이런 도전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견실하고 정직한 자세로 임하고 있습니다.
대학가인 교토는 학생들이 이런 풀뿌리 프로젝트를 시작하기에 좋은 환경인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찾은 학생은 개인이 관리할 수 있는 작은 규모로 시작한 후, 점차 다른 학생이나 친구들을 참여시키면서 협력자들의 네트워크를 넗혀갑니다.
대학가 교토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이 교차하는 다면적 지역 교토를 더 흥미로운 곳으로 만드는 데 있어서 학생들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학생들은 학업을 통해 성장하면서 외부인의 관점에서 '교토다움'을 발견하고, 교토에서 새로운 활동을 시작함으로써 이 거리에 새로운 '교토다움'을 불어넣습니다. 이런 순환이 교토의 매력을 창출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교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학생들을 몇 세대에 걸쳐 키워온 것이 햐쿠만벤 지역입니다. 유서깊은 고도의 매력 외에 학생가로서의 매력을 찾아 교토 햐쿠만벤 지역을 걸어보지 않으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