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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빗속에서 즐기는 키 부네

관광 & 체험

절_신사

비 내리는 기부네를 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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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_신사

비 내리는 기부네를 즐기다.

 규슈의 시골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중학교 시절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를 읽고 교토를 동경하게 된 나는 교토의 대학에 진학했다. 교토에서는 중심지·낙중을 돌아다니면서 하루하루 모라토리엄과 같은 일상을 만끽했다.

그 후 고향의 고등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일했으나 서른 살 무렵, 이 삶이 정말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의문을 품게 되었고, 교토에 대한 그리움을 느꼈다. 2019년 봄, 전직한 나는 다시 교토로 돌아왔다.

이 글은 교토로 유턴, 즉 교턴(Kyo-turn)을 한 나의 에세이와 같은 잡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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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oto Love. Kyoto는 교토 전문가가 되기 위해 알아야 할 모든 정보를 갖춘 온라인 잡지입니다. 역사적, 현대적 맥락에서 교토 문화를 배우고 교토를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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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니면 언제 가나? 교토의 오쿠자시키

인생 두 번째의 교토 생활. 물론 둘러보고 싶은 곳은 많았지만 (원래 외출을 싫어하는 성격에다가) 해외 방문객들의 엄청난 인파를 보고는 좀처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새로 맞이한 2020년. 이기적인 주장이지만, 현재의 교토 상황은 '인파를 싫어하는 시골뜨기'에게 다시는 없는 기회다.
어둠이 있으면 빛도 있는 법이다. 긴급사태 선언이 해제된 5월 말, "지금 안 가면 언제 갈거냐?" 하는 조바심이 필자로 하여금 동경했던 땅으로 향하게 했다.

초여름의 교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교의 오쿠자시키(교토의 안방)'로 유명한 키부네 지역이다.
벚꽃이 질 무렵부터 기온이 부쩍 올라 시원함을 느끼고 싶었던 나는 그곳으로 향했다.
'교토 기부네의 가와도코 강변 식사'. 각 단어의 첫머리가 모두 'ㄱ'로 시작하는데, 가모가와 강에 놓인 디딤돌처럼 단어의 울림이 가볍고 시원하지 않은가? 

가랑비 내리는 어느 일요일 아침, 게이한 전철을 타고 데마치야나기역에서 내린 나는 에이잔 전철로 갈아탔다.
쾌적하고 전망 좋은 열차에 몸을 실어 약 30분, 기부네구치역에 도착했다. 

역사 계단을 다 내려가기 전부터 기부네 강의 물소리가 귀에 쟁쟁하다.
나와 함께 내린 사람은 10명이 채 안된다. 그들 중 절반은 단체관광으로 역 앞 버스 정류장에 줄을 섰고, 나머지 사람들은 눈앞의 비탈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버스를 탈까 망설였지만 기본적으로 줄을 서서 기다리는 행위를 별로 안 좋아하고, 한 번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서 앞서가는 사람들을 따라갔다.
이따금씩 차가 지나가는 것 외에는 거의 혼자였다. 우산을 펴거나 접거나 하면서 잘 다듬어진 산길을 걸었다. 

고향 뒷산이랑 크게 다르지 않잖아?

전철의 창밖 풍경을 보면서 느꼈지만 산의 전망은 고향 규슈 고향 근처의 풍경과 매우 비슷했다.
오랫동안 동경했던 기부네가 내 고향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다니 뜻밖이다.

교토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너무 큰 도시도 아니고 촌스럽지도 않다'는 점이다.
번화가 시조에도 후쿠오카나 오사카, 도쿄처럼 우뚝 솟은 뾰족한 고층빌딩이 없다. 또 도심을 벗어나면 이런 풍경도 볼 수 있다.

("글쌔, 이게 뭐야?! '교토의 오쿠자시키'? 고향의 산과 별 차이없네!" 나는 규슈 사투리로 혼자 속삭였다.)

 혼잣말을 하면서 작은 다리를 건너 계속 올라갔더니... 오른쪽을 흐르는 강물 위에 놓인 널빤지 같은 것이 눈에 들어왔다. 

"저게 유명한 강변 테라스, 가와도코구나!"

여기서부터 우아함이 주변의 공기를 감싸고 있었다. 겉멋이 아니라 이 지역이 '교토의 오쿠자시키'라고 불리는 이유가 있는 것 같았다.
'6월부터 재개 예정'이라고 써붙인 여러 식당을 바라보면서 더 올라갔더니 왼쪽에 주홍색 칠을 한 도리이가 나타났다.

30분 정도 걸었더니 평소 운동부족인 다리가 아파졌지만 오전 특유의 에너지로 조금 더 버틸 수 있었다.
드디어 기후네 신사에 도착했다. 

 유명한 참배길을 바로 카메라에 담으려고 했지만 먼저 온 그룹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조금 기다리기로 하고 입구에 서있는 장엄한 나무를 넋을 잃고 바라봤다. 

귀에 닿는 것은 물소리뿐

"토토로의 나무 같네." 나무를 평가할 어휘력이 부족한 필자의 솔직한 소감이다.

(이웃집 토토로: 거대한 나무에 사는 상상 속 생물이 등장하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영화)

그 후로도 수많은 거목을 봤지만 이 나무를 사진에 담고 싶어서 주위를 맴돌았다. 그때 건너편 식당에서 기모노 차림의 점원이 나와 눈이 마주쳤다.
이것도 인연이라고 조금 이르지만 점심을 먹기로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오늘 가와도코  강변 식사가 가능할까요?" 하고 물어봤다. 비오는 날에는 다 영업하지 않는다고 한다.
'비오는 날도 가능. 지붕이 있는 가와도코 '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상상했지만 그럴리가.
모든 면에서 관광객 편의에 맞춘 시설에 익숙해진 나 자신이 부끄럽다.

그래도 2층 다다미방에서 바로 아래 기부네 강의 흐름과가와도코 강변 테라스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었다. 맑은 날씨에도 당연히 아름답겠지만 비에 젖은 신록은 더욱 촉촉하게 빛났다.
비상사태 선언이 해제된 직후의 늦은 오전 시간대였으니 몇 그룹의 손님밖에 없었다. 그들의 대화나 식기 소리는 거의 안 들렸고, 귀에 닿는 것은 오직 물소리 뿐이었다.
식사를 즐긴 후 잠시 앉아있었다. 일 년치 음이온을 몸에 저축한 것 같았다. (일본인은 자연과 물 흐르는 곳 근처에 음이온이 풍부하며 심신의 진정과 치유 효과가 있다고 믿는다.)

식당을 나와 드디어 참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돌계단을 끝까지 오른 후 (비오는 날은 미끄러워 조금 위험하다), 수수사(데미즈샤)의 물로 손을 씻고, 몇 단 더 올라간 곳에 있는 배전을 참배한다.
물에 담그는 독특한 스타일의오미쿠지를 뽑고(결과는 '길'), 에마 나무판에 소원을 썼다. (말을 그린 디자인이나 계절한정 청단풍 그림의 나무판도 있었지만 고전을 좋아하는 나는 시인 이즈미 시키부가 그려진 나무판을 선택했다.) 

신목인 계수나무의 가는 줄기가 여러 개 모여 있는 모습은 역시나 '토토로'에 나오는 나무같다. 
이끼 덮인 돌이 가랑비에 젖어 반들반들 빛난다. 
유리로 만든 작은 원형 물부적을 받고 (최근에 부적을 '사다'라고 말하면 안된다는 것을 배웠다) 이제 내려가려고 할 때, '이쪽으로 가면 오쿠노미야 신사'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 왔다. 어쩌지... 

본래의 기후네 신사는 더 상류에 있다.

스마트폰으로 검색해보니 원래 기후네 신사는 더 상류쪽에 있었는데 1046년의 홍수 피해로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다고 한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가봐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산길을 올랐다. 가는 길에 결연으로 유명한 나카노미야 신사와 이즈미 시키부의 가비가 보인다. 

오쿠노미야 신사 구역에서는 신목보다 더 박력있는 거목군을 바라보며 ('토토로'보다 '모노노케히메'에 더 가까워짐) 심호흡을 한다.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시고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갈 때는 쉽고, 올 때는 힘들다.

기부네구치역으로 가는 버스 시간을 미리 확인했어야 했다. 다음 버스는 40분 후에 온다(주변에 시간을 때울 만한 가게는 없다). 결국 지친 다리로 역까지 걸어서 돌아왔다.

내려오는 길에 쿠라마데라 절에 들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문을 닫았다.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면가와도코 에서 식사 체험도 할 겸 날씨 좋은 날에 다시 오고 싶다. 

가이드북과 온라인 콘텐츠가 넘치는 지금 이 시대에 명소를 방문하는 것은 이미 '인터넷, TV 또는 책'에서 본 것을 단순히 재확인하는 것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자신의 눈과 귀로 무언가를 확인하고 감명을 받는 것도 무익하지 않지만) 사람 수명의 몇 배나 더 살아온 나무 앞에서 넋을 잃고, 비 내리는 가와도코의 운치를 서글픈 마음으로 바라본 시간... 이런 무형의 경험을 소중히 하면서 산책을 계속하고 싶다. 

글쓴이: 하라 아유미. 편집자. 전직은 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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